[sylent의 B급 토크] '김택용'의 발견

[sylent의 B급토크]는 월드컵보다 스타리그를 좋아하며, 지루하기 짝이 없는 물량전 보다는 깜짝 아이디어가 녹아있는 ‘올인’ 전략에 환호하는 sylent와 그에 못지않게 스타리그를 사랑하지만, 안정적인 그리고 정석적인 플레이 스타일이 정착되는 그날을 꿈꾸며 맵과 종족의 밸런스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강조하는 왕일이 나눈 스타리그에 대한 솔직담백한 대화를 가공해 포장한 B급 기록이다.


[sylent의 B급 토크] '김택용'의 발견

sylent : 요즘 [스타리그] 어때?

왕일 : 뭐가?

sylent : [프로리그] 결승이 기대만큼의 흥행을 거두지 못한다고 했을 때도, [신한은행 스타리그 2nd]에 신인들이 대거 입성했을 때도 그리고 24강 체제로 계속 간다고 했을 때도 “망한다”고들 했어. 이젠 [프로리그]의 지나친 동족전 때문에 망할 것 같고, 임요환의 입대 때문에 망할 것 같아.

왕일 : 경제가 “어렵다 어렵다” 하니까 정말 살기 어려운 것 같고, 취업이 “힘들다 힘들다” 하니까 정말 직장 갖기가 힘든 것 같고, <괴물>이 “재밌다 재밌다” 하니까 별로였는데도 정말 재밌는 것 같잖아. [프로리그]가 “재미없다 재미없다” 소리칠수록 재미없어 지는 거고, 임요환이 군대 가면 e-sports가 “망한다 망한다” 떠드는게 망하는 지름길이야.

sylent : 그럼 김택용이 “뜬다 뜬다” 하면 김택용이 뜨는거야?

왕일 : 흐흐흐.


손과 머리의 밸런스

sylent : 개인 화면이 슬라이드처럼 넘어가는 프로게이머들이 있어. 테란의 최연성, 이윤열, 서지훈이 그렇고 저그의 조용호, 마재윤, 김준영이 그렇지. 이들의 특징은 손 빠르기에 비해 쓸데없는 드래그와 클릭이 적다는 점이야. 손놀림의 속도와 사고의 속도가 일치에 가까운 거지. 그리고 얼마 전에 김택용의 개인 화면을 봤는데, 같은 느낌을 받았어.

왕일 : 프로토스는 손이 빠르지 않아도 된다는 통념이 있잖아, 물론 그런 와중에도 박정석 처럼 손이 빠른 선수들도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강민은 느릿느릿 하면서도 할건 다 하는 스타일이고.

sylent : 박정석은 빠른 손을 이용해 효율적인 전투를 펼치려고 노력하고, 강민은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견제 중심의 운영을 지키고 있어. 그게 둘의 장점이자 동시에 단점이라는 거지. 소수병력으로 전투를 이끌다가 잉여자원이 축적되면 병력이 폭발하는 스타일은, 그 소수병력에 지나치게 의존적인 면이 없지 않아.



박정석 : 첫 질럿부터 싸우다보면 어느 순간 늘어 있는 병력.




강민 : 첫 리버부터 견제하다보면 어느 순간 늘어 있는 병력.



왕일 : 손 빠르기와 자원 채취 속도의 싱크도 맞아야 할 것 같아.

sylent : 정확해. 대부분의 프로토스 플레이어는 두 개의 자원 까지는 잘 소화하지만, 획득한 자원의 수가 세 개든, 네 개든 병력의 규모에 큰 차이가 없어. 버는 만큼 쓰질 못하는거지. 물론 쌓인 자원으로 경기를 오래 이끌 수는 있겠지만, 결정타를 날릴만한 규모를 만들기엔 어려운 정도라고 할까.

왕일 : 같은 팀 박지호의 스피릿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sylent : 박지호는 특정 타이밍을 기점으로 병력이 폭발하는 것에 비해 김택용은 시간에 비례해 병력의 규모가 늘어가. 박지호도 기폭제가 필요한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어.



박지호에게 ‘계기’를 주면 큰일난다.



왕일 : 결국 김택용은 초반이 무난하게 흐르면 걷잡을 수 없는 스타일이구나.

sylent : 적어도 힘싸움에서는 그렇다고 봐야해.



김택용의 물량은 ‘계기’가 없어도 재앙이다.



저그전 맑음

왕일 : 프로토스가 대 저그전 승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다양한 패턴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하잖아. 하드코어 질럿 푸시, 1게이트 지상군 조합, 1게이트 스플레쉬, 더블넥 지상군 조합, 더블렉 스플레쉬 등등을 모두 구사할 수 있어야하지. 프로토스가 저그를 상대로 ‘뮤탈리스크일까 러커일까’ 고민하듯, 저그에게 고민을 안겨줄 수 있느냐가 결정적이라고 봐.

sylent : 아직 대 저그전 전적이 부족하긴 하지만 난 몇몇 경기로 많은 기대를 하게 되었어.



김택용은 필요할때 하드코어 질럿 푸시도 하고.




앞마당 넥서스를 날리고도 저그를 밀어 붙일 수 있는 뚝심도 있다.



왕일 : 리버 컨트롤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이템플러 운용 능력이 부족해 보이는게 좀 불안하기는 해. 어차피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이 언제나 주도권을 쥐고 경기를 운영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 궁극의 순간에는 슈팅스톰이 필요한데 김택용은 질럿-드래군에 너무 의존적이야.

sylent : 그 부분은 나도 동의해. 리버만 고집하는 프로토스는 한계가 있어. 박정석과 강민이 현재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그리고 그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원동력이 슈팅스톰이라고 생각하거든. 상대가 테란이든 저그든 하이템플러를 셔틀에 모시고 다닐 수 있어야, 그리고 전장에 활용할 수 있어야 S급 프로토스라고 할 수 있지.


센스가 좋아! 외모도 좋아?

왕일 : 물량형 프로토스 답지 않게 센스도 좋은 것 같아.

sylent : 그렇지, 지독한 물량에 날렵한 재치까지 가지고 있으니 금상첨화 아니겠어.



김택용의 센스가 돋보인 대 이성은/대 강민의 셔틀 페이크.



sylent : 손도 빠르고, 물량도 대단하고, 센스도 좋은데 문제는 너무 잘 생겼다는 거야.

왕일 : 프로토스 플레이어에게는 너무 큰 핸디캡이지.

sylent : 김동수 - 박정석 - 박용욱 - 강민 - 오영종으로 이어지는 역대 프로토스 우승자들의 안면(顔面)포스를 갖지 못했다는 것 하나가 불안해.



최고의 프로토스들은 이렇게 편안한(?) 인상이다.




김택용의 유일한 문제, 이들과 너무 잘 어울린다.



오늘의 결론

왕일 : 오늘의 결론은?

sylent : 2006년 [스타리그]의 가장 큰 특징은 신예 선수들이 대거 등장했다는 사실이야. 자기들만의 개성적인 운영으로 무장한 이들은 [스타리그]를 변모시키고 있고, 덕분에 경기의 질도 향상되어가고 있어. 그리고 그 중심에 김택용이 있다!

왕일 : 문제는 너무 잘 생겼다는 것. 이게 자꾸 마음에 걸려.

sylent : 나도 그게 제일 걱정이야.



프로토스가~ 프로토스답게 생겨야~ 프로토스지!



by sylent, e-sports 저널리즘.

by sylent | 2006/09/08 09:52 | * e-sports | 트랙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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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lent의 B급토크]는 월드컵보다 스타리그를 좋아하며, 지루하기 짝이 없는 물량전 보다는 깜짝 아이디어가 녹아있는 ‘올인’ 전략에 환호하는 sylent와 그에 못지않게 스타리그를 사랑하지만, 안정적인 그리고 정석적인 플레이 스타일이 정착되는 그날을 꿈꾸며 맵과 종족의 밸런스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강조하는 왕일이 나눈 스타리그에 대한 솔직담백한 대화를 ...more

Commented by 포르티 at 2006/09/08 09:55
샬런트님 글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__) 히어로빠 덧글 남기고 튑니다
Commented by sylent at 2006/09/08 10:05
핫. 감사합니다~ 저도 조만간 히어로빠로 가지 않을까 싶어요. =ㅅ=
Commented by hwoarang at 2006/09/12 13:57
멋진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어쨌든.. 김택용의 포스도 남다른 것 같기는 하더군요.. ^^
Commented by sylent at 2006/09/12 14:05
재밌게 보셨다니 다행입니다. 조만간 김택용이 일 한번 낼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Commented at 2006/09/15 15:3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봉봉 at 2006/10/06 07:33
증스기가 더 잘생겼어요.
버럭 -,.- +++
^^;;;
절대간지 등짝.

박정석선수가 편안하긴 편안한 인상이군요.
착한 심성을 감출수 없는 얼굴.

김택용선수 역시 잘 생겼고 순진무구한 청년...

글 잘읽었습니다.
Commented by sylent at 2006/10/06 11:04
봉봉님 // 증스기가 더 남자답게 생겼죠. 흐흐.
Commented by 플토의성지푸켓 at 2007/03/04 01:17

ㅎㅎ결국 김택용선수가 어제 제대로 일을냈죠^^

msl결승전에서 마에스트로 마재윤 선수를 3:0으로 이기며 우승을 했습니다!!

이건 정말 2007년 스타리그계의 제일 큰 이슈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저도 경기를 보는 내내 전율을 느꼈더라는...;; 김택용선수의 앞으로의 행보가 무척 기대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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